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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내용등급제! 이렇게 이용됩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시작된 이후 일어날 일을 상상해 본다.
1. 2002년 진보여고 양호교사인 김인교 교사는 개인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과 피임 교육 사이트를 개설한 뒤 이를 운영하였다. 청소년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자세한 설명과 그림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개설 직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2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 "청소년에게 유해함"이라는 표식을 달아야만 했다. 그런데 등급을 달고서부터 이 사이트의 교육대상인 청소년들의 접근이 차단되었을 뿐 아니라 PC방과 학교, 도서관에 광범위하게 보급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차단소프트웨어로 인하여 일반인들조차 접속할 수 없었다. 이에 자세한 소명서를 덧붙여 절차에 따른 이의를 제기해 보았지만 과거 아이노스쿨이나 엑스존의 경우처럼 애초 유해 판정을 내린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이의신청 역시 기각하였다.

2. 인권대자보(가칭)라는 청소년동성애인권운동단체는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홈페이지가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되었다. 이에 이 단체는 즉각 항의를 하는 한편 청소년이 이 홈페이지의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해외 단체의 도움을 받아 홈페이지를 해외로 이전하였다. 그러나 몇달 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해외 인터넷도 차단하는 차단소프트웨어들이 확산되자 국내의 어떤 PC방, 학교, 도서관에서도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3. 새민주노동연대(가칭)라는 사회단체는 홈페이지에 접속이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접수하였다. 때마침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와 선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기 때문에 심지어 홈페이지 운영이 중단되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실태파악에 나선 이 단체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소프트웨어가 깔린 많은 PC방, 학교, 도서관에서 이 단체의 홈페이지는 "등급을 달지 않았기 때문에" 접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차단소프트웨어에 등급을 달지 않는 홈페이지도 차단할 수 있는 옵션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강력하게 항의하였지만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등급을 달지 않은 홈페이지도 청소년유해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차단할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이용자 선택의 문제"라며 발뺌할 뿐이었다.

4. 유명 커뮤니티 포탈 사이트인 다음세이(가칭)에서는 개별 웹페이지 뿐 아니라 사이트 전체에 대하여 "청소년에게 유해하지 않음"이라는 PICS 부호를 달았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등급 기준을 충실히 따라 행여 일부 PC방이나 학교, 도서관에서 차단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뿐 아니라 이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내용 중 일부라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등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 자체적인 규제기준을 강화하고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은 삭제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동아리는 모두 폐쇄하여 인터넷 '청정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얼마전 피임과 낙태에 대한 자료가 올라오던 산부인과 간호사 모임을 폐쇄한 이후 네티즌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지만 다른 커뮤니티 포탈 사이트들도 비슷한 정책을 취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기로 하였다.

5. 공공도서관의 사서인 도리씨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차단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이후 검색이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곧잘 접한다. 청소년석과 일반석을 분명히 구분한 후 소프트웨어의 옵션을 조정했을 뿐인데도 소프트웨어가 깔리지 않는 상태보다 접속이 잘되지 않는 사이트들이 많이 생긴 것이다. 이때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문의를 해보았지만 때로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다거나 때로는 해외 인터넷을 관리하는 DB에 문제가 있었다는 소극적 답변만이 돌아올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현행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단소프트웨어를 깔아야만 하는 입장에서 도리씨는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오히려 정보 접근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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