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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3008
글쓴날 : 2002-05-27 21:12:32
글쓴이 : 보스코프스키 조회 : 4119
제목: 심장은 탄환을 동경한다-한겨레 21 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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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

2001년05월08일 제358호 


“심장은 탄환을 동경한다”

예술가 마야코프스키와 독재자 히틀러까지, 자살의 두 얼굴

“심장은 탄환을 동경한다.”

러시아의 계관시인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가 쓴 시의 한 구절이다. 미래파 시인으로 혁명이 도래하기 전부터 혁명을 노래했던 마야코프스키는 혁명의 성공 뒤에 자살했다. 어린 나이에 볼셰비키에 가담하고, 3번의 구속까지 거치며 혁명을 향해 달려온 시인에게 막 눈앞에 시작된 관료주의는 참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철저하게 관습을 거부했던 그의 눈에 이런 현실은 배반당한 혁명으로 비쳐졌다. 마침내 1930년 4월14일 마야코프스키는 그의 시 구절처럼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겼다. 자살시기로 보면 60년이 넘는 시차가 있지만, 마야코프스키와 얼터너티브록 그룹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자신이 만든 현실에 배반당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마야코프스키가 배반당한 혁명 앞에 절망했다면 코베인은 주류를 거부하는 대안(얼터너티브)을 추구했으나, 어느새 주류가 되어버린 자신의 아이러니를 감당하지 못했다. 결국 코베인도 94년 4월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다. 마야코프스키와 코베인, 거짓 유토피아에 좌절한 영혼들의 우울한 초상이다.

자살을 자기 예술의 완성으로 여긴 예술가들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문학의 한 유파를 형성했던 ‘고백파’(Confessionalist)가 대표적이다. 주체가 느끼는 실존적 비극을 시에 투사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이들에게 어쩌면 자살은 필연적 귀결이었다. 현실의 출구없는 삶을 자살로 마감한 것이다. 63년 서른의 나이로 실비아 플라스가 자살하자 동료시인 액 섹스턴 역시 실비아 플라스에게 바치는 헌시 ‘죽기를 기다리며’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자살한 작가는 고백파들뿐만이 아니다. <자기만의 방>으로 유명한 페미니스트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에게 ‘우리는 행복했노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강에 뛰어들었다. 화가 고흐, 프랑스 탈근대 철학자 질 들뢰즈도 유명인의 자살 명부에 그 이름이 올라 있다.

자살은 때로 독재자의 도피 수단으로 쓰인다. 1945년 4월30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베를린의 벙커에서 권총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베를린이 함락되기 직전이었다. 그의 죽음과 함께 독일 제3제국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죽기 이틀 전, 애인 에바 브라운도 음독 자살했다. 군국주의와 자살의 미묘한 만남도 있다. 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72년 자신의 작품 속에서 그토록 미화했던 죽음을 스스로 선택했다. 제자이자 동료 작가였던 미시마 유키오가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며 할복자살한 지 2년 만의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지난 96년 가수 서지원씨와 김광석씨가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었다. “광석이는 왜 그렇게 일찍 죽었대?” 가수 김광석씨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북한 오경필 중사의 이 한마디를 통해 숨진 지 5년 만에 다시 팬들에게 돌아왔다. 거리에서 <이등병의 편지>가 울릴 때마다 사람들은 그를 떠올린다. 죽음에의 의지로 삶을 완성한 예술가들도 있고, 죽음으로 도피한 독재자들도 있다. 이처럼 자살은 야누스의 얼굴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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