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어린이 포르노물 처벌 위헌 판결 
 
 
 
미국 연방대법원은 16일 컴퓨터로 합성해 만든 어린이포르노물을 실제와
마찬가지로 간주해 처벌하는 현행 어린이포르노법에 대해 6대3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1996년 의회에서 통과된 이 법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수정헌법
1조가 규정한 자유로운 발언 권리를 제약한다며 이렇게 판결했다.
영화제작자·출판업자 등은 그동안 이 법이 합법적인 예술표현을 억누르고 있다며
반대해왔다. 이 법은 성적 행위에 관계하는 어린이를 표현하는 컴퓨터 조작 영상
등을 배포 또는 소유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3년형에 처하도록 했으며 누범에
대해서는 최고 30년형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어린이에 대한 성적 학대는 가장 중대한
범죄이며 건전한 보통 사람들의 도덕적 본성에 거슬리는 행위”라며 “그렇다고
범죄 가능성 자체가 보호받을 헌법상 권리의 억압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윌리엄 랭퀴스트 대법원장은 소수의견에서 컴퓨터 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점점
실제와 가상 어린이포르노를 구분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행 법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도 이날 판결에 대해 “어린이포르노업자들에
대한 단속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의회와 협력해 사법부의 심사대상이
되지 않는 새로운 컴퓨터 포르노방지법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