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 시민의신문 1월14일 오후 2:45 

“인터넷 내용등급제 성적자기결정권 침해”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9일 참여연대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최초 동성애자 사이트인 ‘엑스존’에 대한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 및 고시 철회를 위한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인터넷내용등급제를 통해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보고 금지되어야할
것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에 명시된 성적자기결정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며,
네티즌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다는 점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씨는 “많은 시민들이 인터넷내용등급제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막연하게 알고 있지만 이는 국가의 강제적인 검열로
시민들의 자율적 권한을 침해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터넷내용등급제는 성적자기결정권, 표현의 자유, 행복추구권, 양심의 자유
등을 모두 부정하고 있어 앞으로도 시민사회단체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적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가 19세미만은 사용할 수 없다는
유해매체물표시 이외에도 PICS(Platform for Internet Content
Selection)기술표준에 의해 전자표시를 하도록 고시하고 있는 점에서 강제적인
내용등급제를 시행하는 결과로 보고 헌법과 법률의 체계 내에서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최소성의 원칙 등에 반하는 점등을 들어 헌법소원도 청구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소송제기의 발단은 2000년 8월경 정통윤은 인터넷내용등급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초의 동성애자커뮤니티 사이트인 엑스존이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심의, 음란사이트로 결정하고 그 결과
청소년 보호위원회가 엑스존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고시한 것에서 비롯됐다. 

정통윤에서 내세우는 근거는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 제 7조 ‘수간을
묘사하거나 혼음, 근친상간, 동성애, 가학피학성 음란증 등 변태성행위, 매춘행위,
기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아니한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과 청소년 보호법 제10조
및 동법 시행령 제 17조이다. 

하지만 엑스존이 자율적으로 유해매체표시를 하지 않자, 정통윤은 지난해 11월
엑스존측에 ‘유해매체 표시를 하지 않을 경우,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으며, 이에 대해 엑스존은
동성애자 차별 및 강제검열에 반대하는 의미로 사이트를 자체 폐쇄했다. 

사이트 폐쇄이후 동성애단체들, 인권단체들은 ‘동성애자 차별반대 공동행동’을
조직하고 정통윤에 대한 반박성명과 항의집회를 가진 바 있다. 

정보통신검열반대공동행동은 최근 정통윤에 질의서를 보내 동성애 관련사이트에
대한 청소년 유해매체물결정에 대한 근거와 기준을 밝혀줄 것을 요청하고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정통윤은 동성애 관련 정보 외에 음란성 정보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결정사유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이를 기각한 상태이다. 

김윤희기자 houry97@ngo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