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내용등급제 폐지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해산하라 

김대중 정부는 작년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통해 국회에서 부결된바 있는 온라인
등급제를 '인터넷 내용 등급제'라는 이름으로 지난 11월 1일자로 시행령에서 다시
부활시켰다. 이번에 시행되는 인터넷 내용등급제는 청소년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자율 등급제라고 정부는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를 주관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이하 정통윤)는 올해만 해도 김인규
교사의 홈페이지, 동성애자 커뮤니티 그리고 청소년들이 자퇴와 가출을 토론하는
[아이노스쿨] 등 노동자-민중의 자유로운 정치적 발언 공간을 폐쇄한 바 있는,
전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인터넷의 국가 검열 기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내용 등급제는 바로 이 검열기관에서 등급기준을 정하고 '전자 표시제'를
의무화하고 위반시 형벌까지 가할 수 있는 강제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전자표시제'를 정통윤이 배포하는(혹은 이후 자본가가 배포할) 차단 소프트웨어와
같이 작동할 경우 노동자-민중이 접근·공개할 수 있는 다양한 인터넷 공간은
사전에 무차별적으로 차단된다. 그러므로 인터넷 내용 등급제는 현행 헌법을
위반하는 '사전 검열제'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김대중 정부가 명백하게 위헌적인 인터넷 내용 등급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집권 전반에 걸쳐 자행된 반노동자적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인터넷을 무기로 확대되는 노동자-민중의 투쟁을 막고, 아울러 자율적 소통을 통해
노동자-민중의 다양한 자율성 확대와 연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인 것이다.
올해 온라인 시위까지 불법화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청소년 보호를 '자율'적으로 구성하고자 한다면 청소년
정서에도 좋지 않는 억압적 법률인 인터넷 등급제와 국가 검열 기구인 정보통신
윤리위원회를 폐지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입법방향은 청소년을 포함한
노동자-민중 스스로 민주적 토론을 구성케 하고, 정부의 인터넷 정책에 개입하여
통제할 있게 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이는 청소년은 보호할 대상이 아닌 이
세상을 변혁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힘은 노동, 사회단체의 장기간에 걸친 단식을 통한 인터넷 내용등급제
철회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아울러 국가 검열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를 해체시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1. 인터넷 내용 등급제를 폐지하라! 
2. 국가 검열 기구인 정보통신윤리위를 해체하라! 
3.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2001년 12월 14일 
노동자의 힘